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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튼튼병원 언론보도

회전근개 파열, 그 때 그때 달라요 등록일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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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튼튼병원 이승엽원장
 


수술 예정인 어깨 회전근개 파열 환자 두 사람을 같은 병실에서 함께 만난 적이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에 따른 근육 조직의 약화, 주변 뼈와 조직의 변화와 그에 따른 반복된 자극으로 외상이 없이 손상될 수 있는 병으로 흔히 단순 오십견으로 오인되기 쉬운 병이다. 낮에 활동할 때는 지구의 중력이 팔을 아래로 당겨주기 때문에 파열 부위의 자극이 덜하지만, 밤에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파열 주위의 염증 반응이 심해지면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기도 한다.

환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회전근개 파열이 전층 파열이나 파열의 크기가 비교적 작은 경우였지만 나머지 환자는 파열의 크기도 크고 파열된 근육이 쪼그라들어 주위 조직과 유착이 된 회전근개 거대 파열 환자였다.

거대 파열 환자에게 "환자 분은 파열이 심해서 수술이 옆의 환자분보다 좀 오래 걸리고 재활도 좀 더딜겁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가끔 "같은 회전근개 파열 환자인데 왜 이리 치료기간이 차이가 나느냐"며 항의하는 환자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요즘은 의료 기술이 발달해 보통 내시경으로 파열된 근육을 내시경으로 봉합하는데(엄밀히 말하면 근육과 뼈가 연결되는 건 조직을 봉합하는 것이다), 수술 후의 경과는 내시경으로 주변 염증막을 얼마나 깨끗하게 제거하느냐, 파열부위를 얼마나 해부학적으로 복원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한 의사가 봉합한다고 해도 회전근개의 파열 상태나 주변 조직의 상태에 따라 수술 후 통증의 정도, 회복 기간, 재활기간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날 간단히 봉합할 수 있는 환자를 먼저 봉합하고 거대 파열 환자의 수술을 시작했다. 염증을 제거하고 유착된 주변조직 박리를 하고 주변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신경 주위도 조심히 박리했다. 튀어나와 근육을 자극할 수 있는 뼈를 평평하게 깎은 후 파열된 근육을 봉합했다. 생각한 것보다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봉합 상태가 좋아 예쁘게 봉합된 곳을 사진 찍은 후 뿌듯한 마음으로 수술을 마쳤다. 모든 수술을 마친 후 회진을 도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예상치 못한 소리에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수술을 한 환자 보호자가 하는 말. "우리는 저 사람보다 수술이 왜 이리 금방 끝났대? 대충 꼬멘 것 아니야?" 힘이 쭉 빠졌다. 하지만 담당 간호사에게 "보호자 분들 수술 사진보여 드리면서 설명 다시 해드릴테니 외래 진료실로 안내해 주세요"라고 말한 뒤 외래 진료실로 향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방치하면 어깨 주위 근육의 역학적 조화가 깨져 후유증이 심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하는 병이다. 파열의 크기가 큰 상태로 발전되었을 경우 봉합이 힘들어지고, 봉합하더라도 다시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 파열로 진단되더라도 파열의 크기, 모양, 깊이, 동반된 손상 유무, 주변 조직의 상태 등에 따라 치료 및 회복 과정이 크게 차이가 난다. 환자들은 정확한 정보가 부족해 주변 사람들의 경험담이나 주변 환자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되는데 따라서 간혹 의사의 설명이 충분치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밤에 어깨가 아픈 환자들은 이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기를 권한다.